비행기를 타다 보면 간혹 “쿵”하는 충격음과 함께 기체가 크게 흔들리면서 착륙했던 걸 경험하신 적이 있으실텐데요. 이는 조종사의 조종 미숙이 아니라, 의도적인 비행기 착륙 기술 중 하나입니다. 바로 펌랜딩(Firm- landing) 혹은 하드랜딩(Hard-landing)이라고 하는 기술이에요.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노면이 좋지 않은 경우, 항공기 바퀴가 활주로를 찍듯이 세게 부딪혀 마찰을 일으킨 뒤에 속도를 크게 떨어뜨려 정지 때까지 활주 거리를 줄이는 착륙 방식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흔히 활주로에 부드럽게 도착하는 느낌을 받는 소프트랜딩(Soft-landing)은 날씨나 노면의 제약이 없이 착륙을 하는 경우를 말해요.
신규 입사자를 위한 온보딩
우리는 왜 소프트랜딩 대신 펌랜딩을 추구하게 되었을까요?
신규 입사자가 빠르고 순조롭게 조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을 기업에서는 온보딩(On-boarding)이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많은 기업에서는 신규 입사자가 온보딩을 하는 과정을 소프트랜딩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합니다. (소프트랜딩의 요소 e.g. 가이드북 제공・메이트 혹은 버디 제도 등) 하지만 NBT에서는 소프트랜딩이라는 표현 대신 펌랜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탑승객이 착륙 시 잠시 고통을 겪는 펌랜딩처럼, 합류 초기 기간을 무사히 통과하여 온전히 NBT의 구성원으로 녹아드는 과정이 신규 입사자에게는 힘든 과정이기 때문이에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우리가 왜 소프트랜딩이 아닌 펌랜딩을 추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펌랜딩을 잘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고민이 필요한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요!
1. 우리가 “펌랜딩”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NBT는 평범한 회사가 아니에요. 흔히 말하는 편하고 안정적인 직장도 아니죠. 열정과 재능을 가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도전”하기 위해 모인 조직인데요. 결코 모든 사람들에게 어울릴만한 평범한 일터는 아니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적당한 수준의 기준을 따라가지 않기 때문에 규칙과 시스템을 최소화하고 모든 구성원이 권한을 가진 채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추구해요. 그렇기에 기존의 소프트랜딩 방식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맞지 않다고 느꼈어요.
특히, NBT는 극단적인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빠르게 실행하고 실패하고 개선하는 조직이에요. 제품 전략과 정보 등이 계속해서 바뀌고 그에 맞게 방향성도 수정되다 보니 해당 내용을 반영한 정형화된 온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따를 수 있는 세세한 업무 매뉴얼을 제공’하거나, ‘사수-부사수 관계의 도제식 교육으로 업무를 가르치는 형식’으로 온보딩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2. “펌랜딩”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들
‘회사가 알려주고 싶은 것’과 ‘신규 입사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동일한 온보딩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신규 입사자들이 빠르게 정보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직접 요청할 수 있도록 NBT에서 일하는(a.k.a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1. 조직별 펌랜딩 세션
NBT에는 여러 조직들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고, 그만큼 조직들이 특징들도 뚜렷한 편인데요. 그래서 각 조직별로 신규입사자의 몰입을 돕는 “펌랜딩 세션”이 마련되어 있어요. 그 중 광고사업실 펌랜딩 세션의 초기 기획을 했던 채널 매니저 홍예지 님은 아래와 같은 계기로 세션을 기획하셨다고 해요.
“제가 입사했던 당시, 광고사업실의 정산 시즌 및 부서 개편으로 업무룸이 타이트하여 동료들로부터 체계적인 인수인계를 받을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스스로 업무를 체득하는 시간이 길어졌죠. 그래서 이 부분을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후에 광고사업실에 합류하는 신규 입사자에게도 초기 업무 몰입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마침 다른 동료들도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중이신 것을 알게 되었고, 상열 님(광고사업실 테크리드)과 함께 프로그램의 초기 기획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또한 제품길드는 리더인 최재원 님과 약 8주 동안 매주 1 on 1을 진행하며, 제품길드는 물론 각 파티 환경에 어떻게 하면 신규 입사자가 몰입을 보다 잘할 수 있을지 같이 논의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주차별 아젠다 e.g. 제품길드가 협업하는 방식・피드백의 목적 등) 뿐만 아니라, 각각의 파티 또한 맞춤형으로 신규 입사자의 초기 몰입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파티 구성원들 본인이 초기에 힘들었던, 필요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직접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제작하여 신규 입사자에게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H 파티의 백엔드 엔지니어 장준수 님은 업무에 있어 필요한 서비스 리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제품길드 차원에서 개괄적인 협업 방식과 업무를 설명해 주는 것도 좋지만, 업무를 하는 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신규 입사자가 더욱 빠르게 몰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 방식을 단순히 ‘교육’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본인이 간단한 작업을 통해 저희 서비스에 배포함으로 직접 배포 사이클을 경험해 본다든지, 서비스 리뷰를 통해 타 직군과 어떻게 협업을 하는지, 매체별 데이터 지표는 어떻게 보는지를 스스로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메인적 관점으로 일을 하는 습관을 통해 계속해서 사고를 확장하는 방식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처럼 조직별 맞춤형 세션에 참여하는 신규 입사자는 내가 속한 조직이 어떠한 일을 하는지, 내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할지 파악하여 실무에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2. 부트캠프
조직에서 진행해주는 세션 이외에도 피플+팀에서 제공하는 부트캠프도 NBT만의 독특한 온보딩 방식이에요.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3-5 명이 인원이 한 기수가 되어 약 3개월 가량 초기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죠. 부트캠프는 신규 입사자가 150% 직무몰입을 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됩니다.
✔︎ Session
-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다양한 주제로 구성
- 예를 들어, NBT의 비전・일하는 방식・피드백 가이드와 같이 일에 대한 가치관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각 제품들에 대한 소개・경영 전략 등을 공유
✔︎ Talk
- 기존 구성원 중에 NBT에서 본인이 겪었던 고도의 몰입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신규 입사자에게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분을 초청하여 함께 식사하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 Visit
- 관심이 있거나, 협업 부서의 정기 미팅・스탠드업 미팅을 참관하며 제품과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시간
3.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처럼 제도적으로 신규 입사자가 보다 빠르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얼마나 이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가’인데요. 실제로 신규 입사자들이 어떻게 펌랜딩 과정을 겪었는지 몇 가지 사례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광고사업실 채널팀 채널 매니저 홍예지 님
“아무래도 경력으로 입사하다 보니, 바로 업무에 투입되어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권장 업무 시간에는 실시간으로 거래처 응대를 진행하고 광고 운영・모니터링 업무를 해야했는데요. 그래서 다운로드 받은 업무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고 내재화하기 위해 업무 시간 이외의 시간을 자발적으로 투입했어요. 원래는 퇴근 후, 개인 여가 시간을 보내는 편이었는데요. 입사 후에는 오롯이 업무에 몰입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성장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이직이었고, 주변 동료들을 봤을 때 얻는 자극 또한 컸기 때문에 몰입도가 훨씬 컸어요.”
제품길드 H 파티 백엔드 엔지니어 이한빈 님
“저는 스스로 독학하여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한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인데요. 야생 같은 NBT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다 보니 더욱 치열하게 스스로 학습하고자 했어요. 제가 입사할 당시에는 입사자용 문서가 따로 없어서 온전히 슬랙・wiki・jira 등에서 모든 내용을 검색하고 정리하여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제가 잠꼬대를 하면서 업무 얘기를 한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사실 모든 직무가 그렇겠지만, 개발자도 매일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서버 클래스 밋업을 통해 이슈에 대한 내용을 리뷰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시야를 확장시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투입했던 노력에 대한 시간들이 업무 역량의 성장으로 다가왔을 때 성취감도 좋았죠.”
비행 상황에 빗대어 표현해 요약하자면,
1) 바람이 강하게 불고, 눈이 가득 쌓여 있는 활주로 같은 상황이 우리가 일하는 환경
2) 조종사가 “펌랜딩”할 수 있도록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 부트캠프・각 조직에서 제공하는 세션・개인의 노력 등
3) 다소 충격을 감수하고서라도 극단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온전히 활주로에 도착하여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NBT의 구성원으로 내 일에 온전히 몰입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소프트랜딩과 펌랜딩 중 ‘더 좋은’ 착륙 방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단지, 착륙할 때 상황이 어떠한 상황인지가 착륙 방법을 선택하는 고려 사항일 뿐인거죠. 온보딩 관점에서 소프트랜딩과 펌랜딩도 동일합니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일을 하고 있고,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따라서 온보딩 방식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정 조직에서 초기 몰입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펌랜딩을 선택할 때 장단점은 매우 분명해요. 스스로 고민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역량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만 ‘성장통’은 피할 수가 없다는 게 현실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펌랜딩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성장통을 감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방법들 이외에도 여러분이 성장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요소들을 제공하고 있어요.
✔︎ 모든 구성원의 정보 얼라인먼트를 맞추기 위한 활동
e.g. 주간 wrap-up・매월 타운홀 미팅에서 정기적으로 경영 전략・제품 전략・재무 현황 등을 공유
✔︎ 문제 해결의 다원성을 위한 공개 커뮤니케이션
e.g. 오픈 슬랙 채널・피드백 시스템 등
“
이처럼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대로, 신규 입사자의 성공적인 펌랜딩을 위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주고 있어요.
합류 초기의 성장통・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펌랜딩에 성공하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우리와 함께 더욱 임팩트있게 성장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